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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을 전하되 문화를 존중하라 - 선교 현장의 균형 잡기

 

선교 문화와 복음 전도의 균형을 상징하는 컬러풀한 CULTURE와 MISSION 텍스트 이미지, 현지 문화 존중과 복음의 선명성 via Canva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들이 가장 고민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현지 문화를 존중하면서도 복음의 본질을 지킬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선교 현장에서는 매일 마주하는 깊은 고민입니다. 문화적 감수성과 복음의 선명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 이것이 바로 오늘날 선교 문화가 직면한 핵심 과제입니다. 성경은 "모든 것을 분별하여 좋은 것을 취하라"(데살로니가전서 5:21)고 말씀하시며, 지혜로운 분별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문화와 복음의 관계 이해하기


복음은 문화를 초월하지만 문화 속에서 전달됩니다. 이 역설적인 진리를 이해하는 것이 선교의 출발점입니다. 예수님께서 유대인으로 오셨듯이, 복음은 언제나 특정 문화의 옷을 입고 사람들에게 다가갑니다.


문화적 형식과 복음의 본질

사도 바울은 "유대인에게는 유대인처럼, 헬라인에게는 헬라인처럼"(고린도전서 9:20-22)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문화적 형식은 유연하게 조정하되, 십자가의 복음이라는 본질은 결코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예배 시간에 신발을 벗는 문화적 관습은 존중할 수 있지만, 예수님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이라는 진리는 변경할 수 없는 것입니다.

현지 문화를 존중한다는 것은 그들의 언어로 말하고, 그들의 사고방식으로 복음을 설명하려는 노력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복음의 핵심 메시지 - 인간의 죄, 그리스도의 십자가, 부활, 회개와 믿음 - 는 어떤 문화에서도 명확하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존중과 타협의 경계선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것과 복음을 타협하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선이 있습니다. 이 경계를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존중할 수 있는 영역

음식 문화, 의복 양식, 언어 표현, 예배 형식의 다양성 등은 존중하고 수용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한국 교회가 찬송가를 한국 전통 가락에 맞춰 부르듯이, 각 문화권의 음악과 예술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아름다운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족 중심의 사회 구조, 공동체적 의사결정 방식, 연장자 공경 문화 등은 성경적 가치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많은 아시아 문화의 가족 중심 사상은 성경의 가르침과 잘 맞아떨어집니다.


타협할 수 없는 선

하지만 우상 숭배, 조상 신격화, 다신론적 세계관 등 성경의 근본 진리와 충돌하는 부분은 타협할 수 없습니다. 이때 선교사는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되(에베소서 4:15), 문화를 정죄하기보다는 복음의 빛으로 새로운 길을 제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조상 제사 문화권에서는 효도와 기억이라는 아름다운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예배의 대상은 오직 하나님이심을 분명히 할 수 있습니다. 추모 예배나 감사 예배와 같은 대안적 형태를 통해 문화적 정서를 존중하면서도 신앙의 순수성을 지킬 수 있습니다.


복음의 선명성을 유지하는 방법


문화적 민감성이 중요하지만, 복음의 메시지가 희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선명한 복음 전달을 위한 실천 방법을 살펴봅시다.


명확한 성경적 기준 세우기

선교사는 무엇이 문화적 형식이고 무엇이 복음의 본질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성경 공부와 기도가 필요합니다. 사도행전 15장의 예루살렘 회의는 좋은 본보기입니다. 초대교회는 이방인 신자들에게 유대 문화(할례)를 강요하지 않았지만, 우상 숭배와 음행은 분명히 금했습니다.

현지 상황에서 발생하는 신학적 질문들에 대해서는 성경으로 돌아가 답을 찾아야 합니다. "이것이 성경의 가르침인가, 아니면 우리 문화의 전통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합니다.


현지 신자와의 대화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고민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며, 동시에 복음의 진리를 받아들인 사람들입니다. 선교사 혼자 결정하기보다는, 현지 교회 리더들과 함께 기도하며 지혜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정책적 결정을 넘어서, 현지 교회의 자립과 성숙을 돕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복음이 그들의 언어와 문화로 뿌리내리도록 돕되, 그 과정에서 복음의 순수성은 지켜지도록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역사에서 배우는 교훈


선교 역사는 이 균형의 중요성을 잘 보여줍니다. 성공과 실패의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문화 존중이 빛난 사례

허드슨 테일러는 중국 선교에서 중국 의복을 입고 변발까지 했습니다. 그는 문화적 장벽을 낮춤으로써 더 많은 중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복음의 내용만큼은 타협하지 않았고, 이것이 중국내지선교회(CIM)의 성공 요인이 되었습니다.

돈 리처드슨의 파푸아뉴기니 사위 족 선교도 좋은 예입니다. 그는 그들의 '평화의 아이' 문화적 개념을 통해 예수님을 설명했습니다. 문화 속 구속적 유추(redemptive analogy)를 발견하여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달한 것입니다.


균형을 잃었던 경험

반면, 일부 선교사들은 서구 문화와 복음을 동일시하여 현지 문화를 전면 부정했습니다. 이는 복음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또 다른 극단에서는 문화적 상대주의에 빠져 복음의 독특성과 배타성을 희석시킨 경우도 있었습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문화를 존중하되 복음을 명확히 하고, 복음을 선명하게 전하되 사랑으로 전하라고 말입니다.


맺음말


선교 문화에서 현지 존중과 복음의 선명성 사이의 균형은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이 균형의 중심에는 사랑이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13장이 말하는 사랑은 진리를 기뻐하면서도(13:6) 오래 참고 친절합니다(13:4).

진정한 선교는 현지 문화를 무시하지도, 복음을 타협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십자가의 복음이 가진 변화의 능력을 선명하게 증거합니다. 이는 마치 예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셨으나 동시에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신 것과 같습니다.

오늘날 선교 현장에 있는 모든 사역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문화적 민감성과 신학적 명확성, 그리고 이 둘을 하나로 엮는 사랑의 지혜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요한복음 3:16)로 시작된 복음은, 그 사랑으로 모든 문화권에 전해져야 합니다. 문화를 존중하는 것은 그들을 사랑하는 것이며, 복음을 선명하게 전하는 것 또한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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