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위로의 메시지
요즘 어디를 가나 "You're enough"- "당신은 그 자체로 소중한 존재야"라는 메시지를 많이 듣게 됩니다. 인기 있는 팝송의 가사에서, 수많은 유튜브 동기부여 영상에서, 심지어 교회의 강단에서까지. 이 말은 마치 현대인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만능 해독제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특히 SNS의 넘쳐나는 정보와 알고리즘이 우리에게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의 겉모습만을 보여주는 시대에 You're enough 의 메시지는 더욱 가깝게 젊은 사람들에게 다가옵니다.
인스타그램의 완벽한 사진들, 유튜브의 화려한 라이프스타일들이 비교의식을 부추기면서 현대인들은 이런 디지털 환경 속에서 열등감과 비교의 수렁에 빠져서 자신의 평범한 일상이 부족해 보이게 만드는 함정에 걸려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당신은 이미 충분하다"는 말은 지친 영혼에게 달콤한 위로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달콤함 뒤에는 무엇이 숨어있을까요?
위로와 격려 뒤에 숨은 함정
이 메시지가 주는 위로와 격려는 분명이 있지만, 그 안에는 몇 가지 위험한 함정도 도사리고 있습니다.
먼저 현실 회피의 위험입니다. You're enough 는 때로 우리가 정말로 성장해야 할 영역들을 외면하게 만듭니다. 실력 부족으로 실패했을 때, 관계에서 상처를 줬을 때, 책임을 다하지 못했을 때도 "나는 충분해"라고 말하는 것이 과연 건강한 반응일까요?
더 심각한 것은 이것이 종종 '감정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이기 때문에 계속 반복되는 것이지, 정작 그 말을 하는 사람들조차 진심으로 믿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일시적인 기분 전환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되는 거죠.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이것이 우리의 진짜 정체성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출발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은 우리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할까요?
성경이 말하는 두 가지 진실
성경은 우리에 대해서 얼핏보면 이율배반인 것 같으나 모두 진리인 두 가지를 말씀합니다.
첫 번째는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귀하고 특별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시편 139편에서 우리가 "두렵고 놀랍게" 지어졌다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이 우리 각자를 독특하게 만드셨고, 깊이 사랑하신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성경은 우리가 죄로 인해 망가진 존재라는 것도 분명히 말합니다. 로마서 3장 23절은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미치지 못하더니"라고 선언합니다. 우리는 연약하고 불완전하며, 아무리 노력해도 하나님의 기준에는 도저히 미치지 못합니다.
언뜻 보면 이 두 가지의 진리가 모순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이것이야말로 왜 복음이 필요한지를 정확히 보여줍니다. 우리가 소중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구원하기 원하셨고, 우리가 죄인이기 때문에 구원이 꼭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만 발견되는 완전함
여기서 복음의 핵심이 드러납니다. 우리는 '충분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났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Enough'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디자인하신 구원의 계획입니다.
세상의 You're enough 는 우리 자신에게서 답을 찾으라고 말하지만, 복음은 정반대를 선언합니다. 우리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예수님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부족함과 연약함이 바로 복음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골로새서 2장 10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도 그 안에서 충만하여졌으니 그는 모든 통치자와 권세의 머리시라." 우리는 예수님 '안에서' 완전하게 됩니다. 우리 자체로는 결코 완전할 수 없지만, 그리스도 안에서는 완전한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노력이나 긍정적 사고, 자기 계발로는 해결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를 하나님이 예수님을 통해 완전히 해결해주셨다는 의미입니다.
진정한 자유와 안식
이런 관점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것은 진정한 자유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스스로를 완벽하고 충분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 대신 이미 모든 것을 완성하신 예수님께 안식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절망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희망적인 소식입니다. 건강한 그리스도인은 이 두 가지 사실을 모두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사랑받는 소중한 존재이지만, 동시에 예수님 없이는 결코 완전할 수 없는 연약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할 때 우리는 진짜 겸손함을 배우게 됩니다. 하나님께 더 깊이 의존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과도 더 솔직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됩니다. 우리의 부족함을 숨기거나 부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맺는말 - "You are enough because Christ makes us complete"
그렇다면 You're enough 의 올바른 표현은 무엇일까요?
"You are enough because Christ makes us complete" 가 맞는 말입니다.
이 선언은 세상의 거짓 위로와 복음의 참된 희망을 완전히 구별해 줍니다. 우리가 충분한 이유는 우리 자체에 있지 않고, 그리스도가 완전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가치와 완전함의 근거는 우리 안에 있지 않고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영혼이 진정으로 갈망하는 완전한 안식이자 참된 위로입니다. 세상의 달콤한 거짓말이 아닌, 영원히 변하지 않는 복음의 확실한 약속 위에 우리의 정체성을 세울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평안을 누리게 됩니다.
SNS의 끝없는 비교 속에서도, 실패와 좌절의 순간에도, 우리 자신의 연약함을 마주할 때도, 이 진리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근거가 변하지 않는 그리스도의 완전함에 있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로마서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