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성경 잠언 30장에는 특별한 기도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굴'이라는 사람이 하나님께 드린 이 기도는 짧지만 깊은 통찰을 담고 있어,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내가 두 가지 일을 주께 구하옵나니 내가 죽기 전에 내게 거절하지 마시옵소서 곧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잠언 30:7-8)
아굴은 누구인가?
아굴은 야게의 아들로, 잠언 30장의 저자입니다. 그의 이름은 히브리어로 "모으는 자"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아굴과 야게라는 이름이 이스라엘의 일반적인 이름이 아니라 학자들은 그를 아라비아 지역 출신의 이방인으로 추정합니다.
아굴은 "나는 다른 사람에게 비하면 짐승이라"고 고백할 정도로 겸손했으며, 자연 세계에서 하나님의 지혜를 발견하는 데 뛰어났습니다. 비록 구약성경에서 한 장에만 등장하지만, 그의 겸손한 지혜와 하나님 중심적 세계관은 깊은 신앙심을 가진 것으로 여겨집니다.
간절함이 담긴 기도
"내가 죽기 전에 내게 거절하지 마시옵소서"라는 기도의 표현에는 깊은 비장함마저 느껴집니다. 아굴은 이 세상에서 헛된 것과 거짓에 둘러싸인 채로, 그리고 부나 가난의 극단에서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잃어버린 채로 죽는 것을 무엇보다 두려워했음을 알게 됩니다.
아굴이 구한 두 가지 기도
첫 번째 기도: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아굴의 첫 번째 간구에는 무엇보다 깊은 간절한 마음이 배어 있습니다.
헛된 것의 다양한 의미
히브리어 '샤브'는 공허함, 무가치함, 속임을 의미합니다. 물질적으로는 겉모습만 화려하고 실제로는 가치 없는 것들을 가리키며, 관계적으로는 진실하지 못한 인간관계나 허영심에 기반한 사교를 의미합니다. 영적으로는 하나님 없이 스스로 만족을 찾으려는 모든 시도를 포함하고, 지적으로는 진리가 아닌 것을 진리인 양 포장하는 모든 형태의 속임을 나타냅니다.
거짓말의 파괴적 위험성
아굴이 거짓말을 멀리해달라고 기도한 것은 거짓이 하나님과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거짓을 멀리해야 거룩하신 하나님과 가깝게 되고, 거짓을 멀리하지 못할수록 하나님과 멀어지게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거짓말은 자기기만을 통해 현실을 왜곡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파괴하며, 결국은 하나님까지도 속이려 하는 교만한 마음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영적 분별력을 흐리게 하여 궁극적으로는 죄를 깨닫지 못하게 하여 회개의 기회를 차단합니다.
두 번째 기도: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이 기도는 오해하기 쉬운 말씀입니다. 가난하거나 부하거나 중간 정도만 해달라는 기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질을 구하는 이유가 사실은 '하나님 때문'이라는 말입니다. 적당함이 아니라 물질이 너무 많아서 자칫 하나님을 잊어버릴까 두렵고, 반대로 물질이 너무 없어서 궁핍하여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고 싶지 않다는 고백입니다.
그의 관심은 가난이나 부함이 아닙니다. 중용이나 자족도 아닙니다. 그의 온 관심은 하나님입니다. 인생에서 하나님을 놓치거나, 하나님을 욕되게 할까봐 염려하는 것입니다.
부의 영적 위험성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하며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 부는 하나님을 의존하지 않게 만드는 영적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과 교만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난의 영적 유혹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 극심한 가난은 생존을 위해 도덕적 타협을 하게 만들어 하나님의 이름에 누가 되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두려움입니다. 아굴의 관심은 자신의 편안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이었습니다.
현대적 적용과 영적 실천
하나님께서 정하신 분량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라는 구절은 예수님이 주기도문에서 가르쳐주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를 떠오르게 합니다.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주시는 분량이 있으며, 그것을 매일 하나님께 의존하여 구해야 한다는 신앙의 원리를 알려줍니다.
신앙인의 실천 방안
헛된 것을 멀리하는 것은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신앙 훈련입니다. 세상의 가치관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판단하고, 허영심보다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거짓을 멀리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정직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작은 일에서도 진실하며, 자신의 연약함을 하나님 앞에서 솔직하게 고백하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구해야 합니다.
물질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모든 것의 주인이시며 우리는 청지기임을 인정하고, "이것이 하나님께 영광이 될까?"라고 기도하며,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우선으로 삶의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통합적 이해: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기도
아굴의 두 기도의 중점은 모두 하나님 한 분입니다. 첫 번째 기도에서 헛된 것과 거짓을 멀리해달라고 한 것도 하나님과의 관계를 해치지 않기 위함이었고, 두 번째 기도에서 적당한 물질을 구한 것도 하나님을 잊거나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않기 위함이었습니다.
결국 아굴의 모든 기도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친밀하게 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을 삶의 목표로 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마치며
아굴은 비록 구약성경에서 한 장에만 등장하는 인물이지만, 그의 겸손한 지혜와 하나님 중심적 세계관은 오늘날에도 깊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아굴의 기도는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삶의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그의 두 가지 간구는 물질만능주의와 정보과잉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한 지혜입니다.
눈에 보이는 헛된 것을 쫓는 헛된 삶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우선하며, 하나님이 주시는 것으로 만족할 줄 아는 삶이야말로 참된 자유와 평안을 가져다 줌을 믿습니다. 아굴의 기도처럼 우리도 하나님께 이 두 가지를 간구하며, 매일의 삶으로 실천해 나갈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족한 줄 아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은 큰 이익이 되느니라" (디모데전서 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