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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상처받은 치유자입니다

 

"Three trees showing healing progression from bare branches to full foliage, representing the wounded healer concept against cloudy sky background" via canva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깊은 상처를 받게 됩니다. 때로는 타인으로부터, 때로는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부터, 그리고 때로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말이죠.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받은 상처가 결국은 다른 누군가를 치유하는 도구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헨리 나우엔 (Henri Nouwen) 은 그의 저서 '상처받은 치유자'에서 이런 통찰을 제시했습니다. "진정한 치유자는 자신의 상처를 숨기거나 극복한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상처와 연약함을 인정하고 그것을 통해 타인과 깊이 연결될 수 있는 사람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상처는 우리를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돌볼 수 있게 하는 다리가 된다는 것입니다.



약할 때 강함이 되는 역설


나우엔은 특히 우리가 자신의 연약함을 숨기려 할 때보다, 솔직하게 드러낼 때 더 깊은 치유의 관계가 시작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성경의 "내가 약할 그때에 강함이니라"(고린도후서 12:10)는 말씀과도 닿아있는 깊은 진리입니다.


완벽한 척하는 사람보다는 자신의 부족함과 아픔을 인정하는 사람이 더 큰 신뢰와 위로를 줄 수 있다는 것이죠. 우리의 연약함을 인정할 때, 역설적으로 그것이 다른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진정한 힘이 됩니다. 이는 치유가 일방적인 도움이 아니라 상호적인 나눔임을 보여줍니다.


상처는 우리를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듭니다


고통을 겪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연의 아픔을 겪어본 사람이 같은 상처를 받은 친구의 마음을 더 깊이 공감할 수 있고, 실패의 쓰라림을 맛본 사람이 좌절한 동료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넬 수 있죠.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은 비즈니스를 하다가 망해본 사람에게 위로를 받고, 큰 병에 걸린 사람은 그와 같은 병으로 신음하던 사람에게서 위로를 받습니다. 


이론적인 지식이나 일반적인 격려보다는 같은 길을 걸어본 사람의 한 마디가 훨씬 더 큰 힘이 되는 것이죠. 우리의 상처는 타인의 마음을 읽는 나침반이 되어줍니다.


치유의 과정에서 얻는 지혜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여정을 통해 우리는 소중한 것들을 배우게 됩니다. 인내하는 법을, 용서하는 법을,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말이죠. 이렇게 얻은 지혜는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됩니다.



Person silhouetted on bench watching mountain sunset" via unsplash



나의 상처가 누군가에게 복음이 되는 순간


친구가 힘들어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경험을 나누게 됩니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어"라는 말 한마디가 때로는 어떤 전문적인 조언보다도 큰 위로가 되죠. 


우리의 상처받은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나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을, "이것도 지나갈 거야"라는 희망을 선사합니다.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복음이 됩니다. 우리가 걸어온 고난의 길은 누군가에게 길잡이가 됩니다. 상처 속에서 만난 하나님의 자비와 회복은, 아직 어둠 속에 있는 이들에게 빛이 됩니다. 


우리의 상처는 결코 부끄러운 흔적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가 새겨진 소중한 증거이며, 다른 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줄 수 있는 귀한 통로가 됩니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


상처받은 치유자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아픈 부분이 있고, 때로는 흔들리기도 하죠. 하지만 바로 그 불완전함이 우리를 더욱 인간답게, 더욱 따뜻하게 만듭니다.


이것이 바로 "약할 때 강함이 되는" 하나님의 역설적인 은혜입니다. 우리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겸손해질 때, 오히려 더 큰 힘과 지혜가 우리를 통해 흘러나오게 됩니다. 완벽한 사람의 조언보다는 나와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의 손길이 더 진실하게 다가오는 법입니다.


서로를 치유하는 공동체


우리는 모두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동시에 서로의 치유자가 되어줍니다. 내가 받은 위로가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지고, 그 사람이 또 다른 이에게 따뜻함을 나누어주는 아름다운 순환이 일어나죠. 이것이 바로 공동체의 가장 소중한 모습이 아닐까요.


치유자로서의 우리 자신을 받아들이기


오늘, 당신의 상처를 다시 한번 바라보세요. 그것이 단순히 아픈 기억이 아니라,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소중한 자원임을 인정해 보세요. 당신이 겪은 고통이 헛되지 않았음을, 그것이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드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믿어보세요.


당신의 상처는 부끄러워할 흔적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당신을 통해 일하실 통로이며, 누군가에게는 절망 속에서 발견하는 희망의 증거가 될 것입니다. 어둠을 경험해본 사람만이 빛의 소중함을 진정으로 알 수 있고, 그 빛을 간절히 찾는 이들에게 길을 비춰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상처받은 치유자입니다. 완벽하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소중하고, 아프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운 존재들이죠. 오늘도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며, 함께 치유의 길을 걸어가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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